생각 썸네일형 리스트형 키친. 생활의 공간.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부엌이다. 그것이 어디에 있든, 어떤 모양이든, 부엌이기만 하면,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장소이기만 하면 나는 고통스럽지 않다. 기능을 잘 살려 오랜 세월 손때가 묻도록 사용한 부엌이라면 더욱 좋다. 뽀송뽀송하게 마른 깨끗한 행주가 몇 장 걸려 있고 하얀 타일이 반짝반짝 빛난다. 구역질이 날 만큼 너저분한 부엌도 끔찍이 좋아한다. 바닥에 채소 부스러기가 널려 있고, 실내화 밑창이 새카매질 만큼 더러운 그곳은, 유난스럽게 넓어야 좋다. 한 겨울쯤 무난히 넘길 수 있을 만큼 식료품이 가득 채워진 거대한 냉장고가 우뚝 서 있고, 나는 그 은색 문에기댄다. 튀긴 기름으로 눅진한 가스 레인지며 녹슨 부엌칼에서 문득 눈을 돌리면, 창 밖에서는 별이 쓸쓸하게 빛난다. - 요시모토.. 더보기 빈틈이 채워진다.? "저, 조금 변했나요?" 요노스케의 질문에 교코가 품평을 하듯 요노스케를 바라보더니 "응, 변했어" 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응. 요노스케 군이 지금 이리로 이사를 온다면 난 아마 말을 안 시킬 거야." "에!? 왜요?" "......모르겠어. 지금 그냥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 "인상이 나빠졌다는 뜻인가요?" 라고 요노스케가 물었다. 교코가 진지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그럼, 뭐죠?" "으음...... 갓 상경했을 때보다......" "때보다?" "......빈틈이 없어졌다!?" "빈틈?" "그래, 빈틈." "저기, 제 입으로 이런 말 하긴 뭣하지만, 저는 늘 사람들한테 '넌 빈틈투성이야' 라는 말을 듣는데요." "아, 물론 그렇긴 하지. 요노스.. 더보기 움직이자. 멈춰있지 말자. 흔들리고, 떨려하고, 설령 내리막을 뛰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계속 움직이자. 느긋하게. 언제까지라도 천천히 있어서만은 모든건 바뀌지 않는다. 변화를 위한 움직임. 올 한해 목표로 삼자. 그게 무엇을 초래할지는 몰라도. 마음과 몸이 모두 움직였음 한다. 그게 비록 혹사가 될지라도 말이지. change mode to 8. 더보기 균열. 생활리듬은 나쁘지 않다. 바뀐 공간에 적응이 웬만큼 되었으니깐. 그런데 어디에 균열이 생겨서 그 틈사이로 무언가가 자꾸 빠져나간다. 그걸 메꾸려는 듯이 계속 무언가를 질러대고. 먹어대고. 올해. 가을은 참 이상하다. 이제 겨울이니 그러지 말아야 할텐데.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