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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110307 바다타령의 결과.

2011년 3월 6일 일요일 밤.
회사 당직근무를 마치고
집에서 저녁을 먹고 친구와 만나기로 한 청량리역으로..

청량리역 공사 끝나고는 첨 가보는거였는데..
표지판들이 죄다 신상(...)이라 아주그냥 블링블링했다.. =_=;

이것이 내가 탈 밤기차.
청량리발 강릉행 23:00에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
기차 플랫폼 앞에서 친구 정한이를 만났다.

사실.
얼마 전에도 바다 타령을 하긴 했지만.
그게 처음은 아니었고..
또 새해도 되었으니
작년에 못본 바다나 보러 가야지.. 가야지.. 했던게
정한이랑 메신저로 얘기하다보니
'그럼 갈까?' '가지 뭐~' 이렇게 되서 가게 됬던 거였다 ㅋ

어쨌든. 기차를 타고-
멍하니 창밖을 보며..
졸다 깨다 가기를 너댓시간.
중간에 '도계' 역에서 정차한다는걸
우리가 내려야할 역이었던 '동해' 역으로 잘못 알아듣고
내릴 준비를 허둥지둥 했던것만 빼면
무사히 동해역에 도착을 했다.

도착했을때가.. 아마 네시 십몇분쯤.. 되었을때일거다.
(기차의 종착역인 강릉 도착이 거의 새벽 5시 쯤이었던걸로 기억하니..)

날도 쌀쌀하고...
기차에서 방금 내리기도 했고..
어차피 해뜨러 보러 갈 장소인 추암의 해뜨는 시각은 6시 48분인가 그랬었고..
그래서 잠깐 대기하다가...

5시가 좀 지났을까...
슬슬 일어나서 밖으로 나왔는데..
정한이가 '걸어갈까?' 라는 말을 꺼냈다.

날이 조금 쌀쌀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주 춥고 그러지도 않았고
동해역에서 추암까지 거리도 5~6km 밖에 되지 않았었기에..
그러기로 했다.

그래서 결국. 파워워킹 시작. GoGo-

걸어가는 길은.
생각보다 어두컴컴했지만
사람도, 차도 거의 없는 길을 친구랑 둘이서 두런두런 걷고 있자니
참 호젓하고 좋더라-

사진제목 : 키세스.

여행 당시 얼마 전에 강원도에 왔던 폭설 때문인지
길가에 아직도 눈이 녹지 않은채로 많이도 쌓여있었다.
위 사진에 나온건 키세스... 아니 빙산의 허각.. 아닌 일각=_=...

어쨌거나 한시간여를 꾸준히 걸어서 추암에 도착.
아직은 어두컴컴하다.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사진을 찍으며.
그렇게 해뜨기를 기다렸다.

조금씩. 조금씩. 세상이 밝아지고.

수평선 가까이 불그스름하게 변한 하늘도 볼 수 있었지만.
구름에 가려서 말갛게 뜨는 얼굴 고운해는 볼 수 없었다.
(이 부분에서 뭔가 움찔한다면 당신은 고등학교 국어를 열심히 공부한 사람 ㅎㅎ) 

어쨌거나 해뜨는거 보기 미션은 FAIL.
(인줄 알았으나...)

정한이가 그러던데
수평선 너머로 바로 뜨는 고운 햇님얼굴을 바로 볼 수 있는 건
일년 중에서도 육십 며칠밖에 안된다 그러더라.

살짝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려오는길에 있던 갈매기 선생.

가까이 다가가니 날아가더라.
푸드덕푸드덕.(응?;)

해변가로 가다보니..
바닥에 웬 오리발자국...이 아니라..
갈매기 발자국이 어지러이 찍혀있었다.

발자국 사진을 찍고.
고개를 드니
웬 갈매기 무리가.. 뭉텡뭉텡.

니들 참 한가로워 보인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구름에 가려있던 해가 구름 사이로 빼꼼하니 얼굴을 보였다.
괜시리 반갑더라-

(찬조출연 : 갈매기)

아무리 구름에 가리워도.
구름이 온 하늘을 덮을 수는 없지-

해는 언젠가는 올라오기 마련이고.
오늘도 어김없이 환하게 떳다.

추암해수욕장을 뒤로하고 나오면서
다음엔 또 언제보나-
하면서 한장 찍었는데.. 참 맘에 들게 나왔다 ㅋ

그리고... 이제 아침을 먹으러 갈까.. 하고 버스 정류장에 가보니...
시간표도 없고.. 버스도 없고...
안내소 쪽으로 돌아와서 살펴보니 저런 버스 시간표가...!
(2011년 3월 7일 기준 추암해수욕장 버스 시간표.
혹시나 누군가는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굳이 올려보는 시간표)

대략 두시간 간격이다.
이미 추암 발 7시 10분 버스는 놓친 상황.
과감히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택시를 타고 동해시내 쪽으로 들어왔는데..
전에 스무살 가을 즈음에 왔을때도 느꼈던 거지만.
해가 뜨고 아침이 밝아도 동해는 참 조용한거 같다.

더불어 아침밥 먹을데도 마땅찮다.(......)
그래서 이삼십분을 돌아다니다 들어간 황태해장국집에서 아침을 먹었다.



배를 채웠으니 또 걸어야지..?(읭?)
그래서 대충 바다쪽으로 방향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해송을 심어놓은 산책길을 따라 걷다가..
산책길이 끝나니 방파제가 보이길래 방파제 쪽으로 방향을 잡고 또 걸었다.

걷다보니 무슨 해안초소.. 분위기를 풍기는 길 쪽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오르막내리막을 한참을 걸어가도 방파제 쪽으로 들어가는 길이 안보이더라.

결국 무슨 기도원이 있는 안내표지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데
방파제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더라.
근데 그 길이 눈길에 가파른 경사.
스키장 중상급자 이상의 경사를 보이는 눈길이라. 과감하게 패스-

그렇게 왔던길을 돌아 나오고 그 길 입구에 있던 옆의 해수욕장에 들어갔다.
아무도 없던 해수욕장.
그이름은 부처핸섬..... 아니 한섬해수욕장.

와~ 바다다아~
(사진에서 보이는 저 방파제를 가고싶었다.. -0-)

바다와 노인... 아니 정한이다.
(이걸 보면 아마 내려달라 그러겠지? ㅋ)


바다에 갔고.
카메라도 있고.
그 카메라는 동영상도 되니
이런거 하나쯤은 있어야겠다.. 싶어 올리는 동영상 ㅎㅎ

아마도. 위 동영상에서 나왔던 그 해초. 맞을거다. 아마도.

요래요래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도 멍하니 쳐다보기도 하고..

사람 없는 해수욕장에 발자국을 마구닥 남기기도 했다.

그렇게 해수욕장에서 또 멍하니 바다를 지켜보고 나와서
동해시외버스터미널까지 또 파워워킹 시작.
또 아마 한시간 좀 넘게 걸었던거 같다.

그렇게 가야지. 가야지. 했던 바다를
막상 보고나니-
볼때 당시는 좋다~ 좋다... 좋.. 다..? 싶으면서도
뭔가 조금 아쉽고 허전하고 그랬는데.
돌아오니 또 가고 싶더라.

아무래도. 한동안 바다타령을 안하지는 않을 것 같다. ^^;